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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할머니 웹사이트를 찾아주신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서울 동작구 사당로에 있는 가정집 부엌 식탁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의 초안은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작업실에서 썼구요. 다음주에는 서대문구 이화여대길에 있는 연구실에서 새로운 글을 쓰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서울의 세 곳을 주로 오가며 이 도시에 대한 글과 시각 예술 작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웹사이트는 제가 2011년부터 관심을 가지고 모으기 시작한 심리지리학적 목록의 저장소입니다. 대부분의 목록은 지난 오 년간 여러 곳에 흩어져있었습니다. 책장에 꽂힌 책, 수첩에 적은 메모, 컴퓨터 안의 문서 파일, 에버노트에 써놓고 잊은 글, 트위터에 올린 사진과 짧은 글, 스크랩한 사진이나 이미지 파일, 신발 상자 속에 넣어둔 전시 리플렛, 산책하면서 주운 물건들. 흩어진 생각의 조각들을 수업 자료로 활용하거나 저의 시각 작업에 참고하기 위해 자료의 원전을 찾아 거슬러 올라갈 일이 많아지자 그때마다 뭐가 어디있는지 찾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이제는 좀 목록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오프라인 공간에서 이 자료들을 손으로 만지면서 보여드리면 좋겠습니다만, 우선은 온라인으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제가 계속 여러분을 독자라고 부르는 것은 이 웹사이트가 헌책방과 닮았다는 생각때문입니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동안 읽었던 책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덕분에 헌책방 오픈 과정의 면면을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어떤 자료들이 모여있는 물리적/가상의 공간을 연다는 점에서 헌책방/웹아카이브를 비교하면서 비슷한 점을 찾아봤습니다.

기본적으로 여기있는 목록은 전체 지형도를 보여주는 완전 목록이 아닙니다. 헌책방에 구비해 놓는 책의 구색이 제한적인 것과 같습니다. 애초에 이 제한이 시작될 때 헌책방 주인장의 선택 기준이 작동합니다. 이 웹사이트에는 심리지리학적이라고 느껴질만한 몇 가지 레이더에 포착된 자료들이 목록화되어있습니다. 매우 주관적인 기준입니다. 또한 헌책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전 독자의 흔적—이를테면 포스트잇을 붙여놓거나 귀퉁이에 끄적인 메모, 밑줄과 형광펜, 침묻혀 넘긴 우측하단, 접혀있는 책장의 귀, 오랫동안 머문 페이지에 생긴 책등의 균열같은—이 아마도 이 웹사이트에서 제가 쓰는 글의 목소리의 톤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카탈로그 레조네와 같이 멸균된 정보만 모은 신뢰도 높은 목록보다는 개인적인 리뷰를 목록화한 것에 가깝다는 생각이에요.

이렇게 개인적이고 아주 작은 호기심 목록의 박물관이자 헌책방인 서울할머니 웹사이트에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웹사이트에는 댓글의 기능이 없습니다. 회원가입을 하고 댓글을 작성하는 방식이 헌책방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요. 주인장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시는 건 어떠세요? 이곳의 목록들을 구경하시면서 궁금하신 점이나 하고싶은 이야기, 추가하면 좋겠는 새로운 목록이 생각나시면 언제든지 트위터에서 멘션주세요. 조금 긴 이야기라면 메일을 주셔도 좋구요, 작업실에서 차 한 잔 하면서 이야기 나누면 더욱 좋겠죠!

그럼 계속 둘러보시죠.  

2016년 2월 서울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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