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토머스 드 퀸시

걷는 행위 Activity of Walking

심리지리학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걷는 행위에 있다. 이는 방랑자wanderer, 산책자stroller, 산보객flâneur, 스토커stalker 등 다양한 이름의 옷을 걸치고 등장한다. 드 퀸시의 야간 탐험으로 부터 브레통Breton과 아라공Aragon의 초현실적 방랑까지, 상황주의 운동의 표류dèrive부터 이언 싱클레어의 영웅적인 장거리여행까지, 걷는 행위는 언제나 심리지리학의 중심에 있었다. 걷는다는 것은 지극히 도시적인 사건이다. 도시가 점점 더 보행자에게 배타적인 환경이 되어갈 수록 걷기는 그 자체로 전복적 행위가 된다. 걷기는 현대 도시의 정신성과 대척점에 존재한다. 보행자는 걸으면서 빠르고 쉽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보행자 눈높이의 시점 또한 걷기만이 가진 매력이다. 정해진 경로를 거스른다. 변방을 탐험한다. 잊혀진 영역으로 여행한다. 거주자는 보지 못하는 것을 산책자는 발견해낸다. 이처럼 걷는 자는 도시의 상투적인 겉모습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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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인 아편중독자의 고백 Confessions of an English opium-eater

드 퀸시는 36세에 이 작품의 초고를 썼고 평생에 걸쳐 수정을 가한다. 때문에 이 책에서 그의 경험은 비단 자의적이고 극적으로 표현되었다기 보다는 아편 후의 꿈을 통해 왜곡된 기억을 포함한다고 하겠다. 중독자가 겪는 고통과 자아붕괴에 대한 리얼리즘을 기대하는 독자는 이 책이 실망스러울 수 있다. 이 작품은 명목상으로만 약물 중독이라는 주제와 맞닿아있다. 드 퀸시의 시대에는 아편이 합법일 뿐 아니라 싸게 구할 수 있는 약품이었다. 이 책은 마약 복용으로 현대인이 겪는 불안이나 소외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 책은 원천적으로 약물 복용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익숙한 일상 환경을 낯설고 신기한 것으로 변화시키는 상상력의 역할과 꿈의 능력에 대한 텍스트로 읽어야한다. 이것이 바로 심리지리학 전통에서 드 퀸시가 놓여질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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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essions of an English Opium-Eater is an autobiographical account written by Thomas De Quincey, about his laudanum (opium and alcohol) addiction and its effect on his life. The Confessions was "the first major work De Quincey published and the one which won him fame almost overnight..." First published anonymously in September and October 1821 in the London Magazine, the Confessions was released in book form in 1822, and again in 1856, in an edition revised by De Quincey.